모교소식
관리자 2023-08-23 85
7년 만에 유학생이 서울대 졸업생 대표로 연설한다
2019년 입학 獨 두빈스키 니나씨
22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 정문 앞에서 만난 독일인 유학생 두빈스키 니나씨가 포즈를 취하며 웃고 있다. 정치외교학부 19학번인 니나씨는 오는 29일 열리는 서울대 제77회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외국인으로서는 7년 만에 졸업생 대표 연사를 맡는다.
“낯선 나라에서 이방인으로 적응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제 선택을 후회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어요. 사랑하는 한국에서 오랫동안 살고 싶습니다.”
29일 열리는 서울대 제77회 후기 학위 수여식에서 7년 만에 외국인이 졸업생 대표 연사를 맡게 됐다. 2019년 서울대 정치외교학부에 입학한 독일 출신 유학생 두빈스키 니나(25)씨다. 니나씨는 22일 본지 인터뷰에서 “독일인이 한국 최고 대학에서 축사를 하게 된 것에 영광과 설렘을 느낀다”고 했다.
서울대는 각 단과대 추천을 받아 매 학기 한 명씩 졸업생 대표 연사를 선정한다. 서울대 관계자는 “니나씨가 학교 생활을 모범적으로 했을 뿐 아니라 학내 봉사단에서 사회 봉사 활동을 많이 한 점도 인정받았다”며 “최근 졸업생 대표 연사를 맡은 외국인이 없었기 때문에 문화적 다양성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독일 남부 알프스 인근 존트호펜시(市) 출신인 니나씨는 자동차 업계에서 일하던 아버지에게 아시아 문화·언어 얘기를 전해들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아시아 유학을 꿈꿨다. 한국을 유학지로 선택하게 된 건 ‘언어’ 때문이다. 니나씨는 “일본어, 중국어, 한국어를 공부해봤지만 한글이라는 위대한 문자가 중국어나 일본어보다 배우기 수월했다”며 “주위에 K팝이나 K드라마를 즐겨 보는 친구들에게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이야기를 들은 것도 영향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그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서울대에 입학한 것은 아니었다. “우선은 독일에서 대학을 다니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아버지의 권유 때문이었다. 니나씨는 2018년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교에 입학해 동아시아미술사를 전공했지만, 한국 유학 꿈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해 바로 서울대에 합격한 니나씨는 아버지를 설득해 베를린 자유대를 자퇴한 뒤 2019년 3월 서울대에 입학했다. 니나씨는 4년 전 입학식에 대해 “아는 사람도, 가본 적도 없는 나라에 오로지 혼자였기에 매우 낯설고 길을 잃은 기분이었지만 동시에 새롭고 압도적인 경험이었다”고 했다.
니나씨는 서울대 졸업 후에도 한국에서 일할 생각이라고 한다. 니나씨는 “얼마 전 버스에서 한 어르신이 무거운 가방을 들고 있는 나를 보고 노약자석에 앉게 했다”며 “한국인 특유의 친절함과 따뜻함에 반했다”고 했다. 그는 “일본이나 중국에서도 친절하고 반가운 사람을 만나지 못한 것은 아니지만, 한국인들은 대체로 매우 활기차고 삶에 대한 열정이 넘쳐난다”며 “그 느낌이 전해질 때마다 나 또한 새로운 에너지를 얻는다”고 했다. 니나씨는 “평생 한국에서 일할 것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겠지만 지금으로선 한국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확고하다”며 “한국과 한국인들이 너무 좋아져서 아직 떠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했다.
니나씨가 학내 봉사단에 들어가 사회 봉사 활동을 한 이유도 한국 사람들에게 자신이 받은 도움을 돌려주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니나씨는 서울대 글로벌 사회 공헌단 산하 ‘샤눔다문화공헌단’에서 국내 다문화 가정 학생 멘토링, 장애인과 함께 운동하기, 외국인을 위한 응급처치 교육 등 다양한 활동에 참여했다. 서울대 외국인 신입생 멘토로 활동하며 최우수 멘토상을 받기도 했다.
졸업을 일주일 앞둔 니나씨의 목표는 국제기구나 비정부기구(NGO)에 취직하는 것이다. 유엔세계식량계획 한국사무소 인턴십에도 지원서를 썼다. 니나씨는 “세상을 더 잘 이해하고 사회를 개선하고 싶어 정치외교학을 전공했다”며 “타인의 삶을 개선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이바지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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